치과의사신문 + 덴탈위키 공동기획 「선택받는 병원의 환자관리」 ⑦
병원 두 곳이 있다.
두 병원 모두 환자 관리에 관심이 많다. 상담 동의율을 높이고 싶어 하고, 재내원 환자를 늘리고 싶어 하며, 소개 환자도 더 많이 만들고 싶어 한다. 그래서 둘 다 열심히 공부했다.
같은 상담 교육을 들었고, 같은 리콜 교육을 받았고, 같은 CS 강의를 수강했다. 상담 스크립트도 비슷하고, 정기검진 리콜 매뉴얼도 비슷하다. 직원 교육 시간도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1년 뒤 결과는 전혀 다르다.
한 병원은 환자가 꾸준히 다시 방문하고, 가족과 지인을 소개하며, 병원과의 관계를 이어간다.
반면 다른 병원은 여전히 같은 고민을 반복한다.
“왜 환자들이 다시 오지 않을까?”
“왜 상담 후 생각해 보겠다고 할까?”
“왜 소개가 안 생길까?”
같은 교육을 받고, 같은 매뉴얼을 사용하고, 비슷한 역량의 직원들이 일하는데 왜 결과는 달라질까?
많은 병원은 이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직원 역량 차이 아닐까요?”
“상담을 더 잘하는 직원이 있어서 그런 거겠죠.”
“원장님의 설명력이 좋아서 그런 것 아닐까요?”
물론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장면들이 너무 많다. 실제로 어떤 병원은 뛰어난 직원을 채용해도 성과가 유지되지 않고, 어떤 병원은 특별한 스타 직원이 없어도 안정적으로 환자가 이어진다.
앞선 칼럼들에서 우리는 여러 이야기를 했다. 환자는 치료가 아니라 결정한다고 이야기했고, 문제는 직원보다 시스템에 있다고 이야기했고, 환자 관리의 핵심은 전환이라고 이야기했고, 같은 환자도 병원 경험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이제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도대체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가?
많은 병원은 환자 관리를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상담 멘트, 좋은 전화 응대, 좋은 리콜 문구, 좋은 컴플레인 대응법.
그래서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데 집중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기술만으로 결과가 만들어진다면 왜 같은 스크립트를 사용하는데 결과가 다를까? 왜 같은 교육을 들었는데 어떤 병원은 변화하고 어떤 병원은 원래대로 돌아갈까? 그 이유는 환자 관리가 기술 이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행동과학 연구자 제임스 클리어는 그의 저서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은 목표 수준까지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수준으로 떨어진다.”
많은 병원이 교육을 반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육을 받으면 잠시 좋아진다. 직원들은 의욕이 생기고, 새로운 기술도 배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왜일까? 기술은 추가됐지만 시스템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자 관리도 마찬가지다.
상담 기술은 좋아졌는데 환자 경험은 그대로이고, 리콜 멘트는 바뀌었는데 관계 형성 방식은 그대로라면, 병원은 결국 원래 수준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잘되는 병원들은 기술보다 먼저 설계를 고민한다. 그런데 설계라고 하면 복잡한 CRM 프로그램이나 거창한 시스템을 떠올리지만 실제 설계는 훨씬 본질적인 것에서 시작된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기준이다.
- 우리 병원은 왜 환자를 관리하는가?
- 환자가 진료를 마치고 돌아갈 때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
- 우리는 환자를 치료하고 끝내는 병원인가?
- 아니면 관계를 이어가는 병원인가?
의외로 많은 병원이 여기에 대한 답이 없다. 그래서 직원마다 생각이 달라진다.
누군가는 환자 관리를 예약 관리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리콜이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친절이라고 생각한다.
기준이 없으면 행동도 제각각이 된다.
조직문화 연구의 권위자인 에드거 샤인은 조직의 변화가 행동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그 조직이 가진 기본 가정과 가치관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보이는 행동만 따라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행동을 움직이는 믿음과 기준이 먼저 존재한다는 의미다. 병원도 다르지 않다. 환자를 단순한 진료 대상으로 보는 병원과, 평생 관계를 이어갈 사람으로 보는 병원은 같은 리콜을 해도, 같은 상담을 해도, 같은 응대를 해도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이것이 설계의 첫 번째 단계다. 기준(Concept)이다.
두 번째는 관점(Mind)이다. 같은 상황을 보더라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행동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정기검진을 받지 않고 있는 환자가 있다고 해보자. 어떤 병원은 생각한다.
“예약을 안 잡네.” 반면 어떤 병원은 생각한다. “검진의 필요성을 아직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있구나.”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이후 행동은 완전히 달라진다. 전자는 예약 확보에 집중하고, 후자는 환자의 상태와 인식을 이해하는 데 집중한다. 결국 관점은 행동의 방향을 결정한다. 그리고 그 방향이 환자의 경험을 바꾸게 된다.
마지막에 기술(Skill)이 등장한다. 전화는 어떻게 할 것인가. 상담은 어떻게 할 것인가. 컴플레인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리콜은 어떻게 할 것인가. 많은 병원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사실은 가장 마지막 단계인 셈이다. 기준도 없고, 관점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술만 배우면 어떻게 될까?
교육 직후에는 좋아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왜냐하면 행동을 유지 시키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기준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서비스디자인(Service Design)의 개념은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서비스디자인에서는 고객 만족을 특정 직원의 친절이나 특정 접점 하나로 설명하지 않는다. 고객이 처음 서비스를 인지하는 순간부터 이용 후 관계가 이어지는 전체 여정(Customer Journey)을 설계 대상으로 본다.
환자 관리도 마찬가지다. 환자가 병원을 처음 알게 된 순간부터 전화하고, 예약하고, 내원하고, 진료받고, 치료받고, 다시 방문하고, 가족을 소개하는 순간까지 이 모든 과정은 하나의 연결된 경험이다. 그런데 많은 병원은 이 과정을 따로 관리한다. 전화는 전화대로, 상담은 상담대로, 진료는 진료대로, 리콜은 리콜대로.
하지만 환자는 그렇게 경험하지 않는다. 환자는 모든 과정을 하나의 병원 경험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환자 관리는 기술이 아니라 설계다. 무엇을 말할 것인가보다 왜 관리하는가를 정의하고, 어떤 시선으로 환자를 바라볼 것인가를 정하고, 그것을 일관된 행동으로 연결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이야기했던 환자의 결정, 시스템, 전환, 관계의 문제도 결국 하나로 연결된다. ‘설계’다.
환자는 우연히 재내원하지 않는다. 우연히 소개하지도 않는다. 우연히 병원을 신뢰하지도 않는다. 그 결과 뒤에는 보이지 않는 설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이제 병원은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어떤 기술을 더 배워야 할까?”가 아니라 “우리는 환자를 어떤 경험으로 안내하고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정해지는 순간, 환자 관리는 더 이상 개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일이 아니라 병원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 되기 시작한다. 다음 마지막 글에서는 지금까지의 모든 내용을 바탕으로 왜 이제는 ‘환자 관리’라는 단어 자체를 다시 정의해야 하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어쩌면 우리가 오랫동안 사용해 온 환자 관리라는 말은 실제 환자 관리의 본질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좁은 개념이었는지도 모른다.
치과의사신문 '치과경영 A to Z'에 연재된 글입니다. 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