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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상담

내가 아는 것을 상대방이 다 알 것이라는 착각의 오류

김미영 이사

치과의사신문 + 덴탈위키 공동기획 「치과경영 A to Z」 치과관리 MBA ④

“예약 도와드릴게요. 다음에 오시면 오늘 맞추신 보철 세팅하실 건데요~.”

데스크에서 흔히 직원들이 환자들에게 건네는 대화이다. 과연 환자는 ‘세팅’이라는 단어를 알아들을까?

우리 치과 종사자들은 치과에 입사해 치과 관련 전공을 했거나 하지 않았거나 관계없이 ‘차트 용어’ 교육을 받고 업무에 투입된다. 하지만 환자들은 애석하게도 ‘차트 용어’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진료를 받는다. 진료실 체어에 앉아 눈앞에 열려 있는 전자차트 화면의 알 수 없는 현란한 차팅을 바라보며 그저 자신의 이름과 파노라마 사진, 구강 포토정도 눈에 들어오면 ‘아, 저 사진은 내 것이겠구나.’하는 정도다. 그런 환자들에게 습관처럼 차트 용어를 섞어가며 안내하고, 상담하고, 설명하고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 정보의 비대칭에 의한 오류: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상대방도 다 알거라 생각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작되는 오류.

1. 기존 스탭이 신입 스탭에게 지시할 때

“저 환자분 발치하셨으니까 2시간 동안 솜 물고 계셔야 한다고 말씀해 주세요.”

실제로 한 커뮤니티에 “직원에게 왜 환자에게 주의 사항을 이야기할 때 솜을 2시간 동안 물고 있어야 하냐고 물어봤더니, 선배들이 그렇게 하라고 시켜서 그런 줄 알고 있다고만 답할 뿐 이유를 몰라요.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 줘야 하나요?”라고 올라온 글을 본 적이 있다.

직원들끼리도 정보의 비대칭이 발생하는데 하물며 환자와 직원들 사이 대화에는 문제가 없을 수 있을까?

▶“저 환자분 발치하셨어요. 마취 풀리기 전에 솜 빼면 다른데 깨물리고 느낌이 없어서 상처날 수 있으니까 2시간 정도 지나 솜 빼시라고 말씀 전해주세요.”

이처럼 환자에게 설명하듯 직원에게도 환자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유를 덧붙여 전달해 주면 두 번 말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직원도 환자에게 쉽게 설명하는 연습이 자연스럽게 될 수 있다.

2. 환자와 상담할 때

“여기 보시면 16번, 17번 자리가 비어 있죠? 여기가 지난번에 발치하신 곳인데요. 다음에 오시면 여기에 임플란트를 심으셔야 해요. 뼈이식도 하셔야 하는데 그렇게 큰 수술은 아니니까 안심하세요. 하루 정도는 유동식으로 식사하시면 되구요, 다음날 저희가 드레싱 예약해 드릴 거예요. 그리고 일주일 있다가 실밥 뽑고, 한달 정도 기다리면 뼈랑 임플란트 뿌리가 단단히 고정됩니다. 그 후에 기둥 연결하고 임플란트 보철 본떠서 완성되면 치료가 끝나시는 거예요. 더 궁금하신 게 있을까요?”

모니터링 갔다가 밖에서 실제로 들었던 상담 내용이다. 차트 용어와 치식 번호를 섞어 환자에게 상담하는 내용을 전달하는데 체 3분도 소요되지 않았다. 마치 랩처럼 들렸다. 상담 직원 앞에 앉아있는 환자는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이었으니 내가 느끼는 속도의 5배는 더 빠르게 들리지 않았을까? 환자에 대한 배려, 이해 모두 부족한 상담이라 정말 아쉬움이 컸다.

  • ▶ 치식 번호: 위치로 이야기한다. 오른쪽 위 첫 번째 큰 어금니 등의 표현
  • ▶ 발치: 이를 빼다.
  • ▶ 임플란트를 심다: 임플란트는 뿌리, 기둥, 보철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날에는 이 중에 뿌리만 잇몸에 심을 거예요.
  • ▶ 유동식: 부드럽고 미지근한 음식
  • ▶ 임플란트 드레싱: 수술이 잘 되었는지 확인도 하고 소독도 받으러 오시는 날

이렇게 그림을 그리듯 최대한 쉽게 환자에게 알려주면 다음 상담은 더욱 빠르게 동의를 얻을 수 있고, 환자의 만족도 또한 올라갈 것이다.

원장과 직원 사이에서도 정보의 비대칭에 의한 오류는 발생한다. 환자 수가 적어지면서 매출이 떨어지면 가장 먼저 원장이 안다. 관심 있는 직원들이야 눈치챌 수도 있지만 평균 환자 수, 신환 수, 전월 대비 이번 달 매출을 정확히 알고 있는 직원이 얼마나 될 것인가?

그렇기에 원장은 이런 불안함을 직원들에게 업무에 대한 압박으로 조금씩 주게 되고, 그에 반해 환자 수가 줄어 조금 편안해진 것처럼 느껴지다가 눈치 주는 원장에게 스트레스 받아 ‘환자 없을 때 좀 쉬면 어떠냐!’는 글을 다시 커뮤니티에 올리곤 한다.

그러므로 원장은 아는 정보를 직원들과도 공유하고, 목표 매출이나 목표 환자 수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 나아갈 방향을 알아야 이유 있는 업무를 하게 되고,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보다는 성취감을 느끼는 업무를 할 수 있다.

내가 아는 것을, 상대방도 다 알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자.

이것이 환자와 병원, 직원과 직원, 직원과 원장 사이에 ‘오해 없는 소통’의 시작이 될 것이다.

치과의사신문 '치과경영 A to Z'에 연재된 글입니다. 원문 보기

이 고민, 우리 병원 이야기인가요?

글에서 다룬 문제는 RE:EX에서 병원에 맞게 함께 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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