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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데스크

환자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착각

김미영 이사

치과의사신문 + 덴탈위키 공동기획 「선택받는 병원의 환자관리」 ②

많은 병원이 말한다.

“우리는 환자관리 잘하고 있다.”

예약 안내도 잘하고, 직원들도 친절하고, 리콜 문자도 보내고 있으며, 내원 환자 응대도 나쁘지 않다고 한다.

실제로 틀린 말은 아니다. 대부분의 병원은 꽤 열심히 하고 있다. 하지만 열심히 하는데 생각보다 결과가 평범하다. 환자는 꾸준히 오는데 소개는 기대만큼 늘지 않고, 상담은 계속 진행되는데 동의율은 일정하지 않다. 환자 만족도는 나쁘지 않은데 병원의 성장 속도는 멈춰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이런 결론에 도달한다.

“요즘 환자들은 원래 그렇다.”

“다들 가격 비교를 너무 많이 한다.”

“예전처럼 쉽지 않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같은 지역에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병원은 존재한다. 환자가 자연스럽게 소개되고, 재내원이 이어지고, 상담 결과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무엇이 다를까? 많은 경우 차이는 ‘환자 관리’라는 단어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에서 시작된다.

대부분의 병원은 환자 관리를 기능적으로 접근한다.

  • 예약 관리
  • 리콜 관리
  • 상담 관리
  • 고객 응대 관리

즉, 병원은 환자관리를 ‘업무’의 개념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환자 입장은 다르다.

환자는 병원을 업무로 경험하지 않는다. 감정으로 경험한다.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병원은 “우리는 충분히 잘 응대했다”고 생각하는데, 환자는 “그냥 바쁜 병원이구나”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병원은 효율을 기준으로 움직이고, 환자는 경험을 기준으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병원 입장에서는 대기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회전율도 중요하고, 예약 흐름도 중요하다.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환자는 대기시간 자체보다 ‘어떻게 기다렸는지’를 더 강하게 기억한다.

똑같은 15분을 대기하더라도 어떤 병원에서는 ‘정신없네….’ 라고 느끼고, 어떤 병원에서는 ‘바쁜데도 신경 써주는구나’라고 느낀다. 차이는 시간이 아니라 경험에 있다. 이 지점에서 많은 병원이 놓치는 것이 있다. 환자는 치료만 받는 것이 아니라 병원을 경험한다는 사실이다.

환자는 데스크 말투를 경험하고, 직원들 분위기를 경험하고, 설명하는 태도를 경험하고, 대기하는 시간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 경험을 하나로 묶어 병원을 기억한다. 그런데 병원은 각 상황을 따로 관리한다. 예약은 예약대로, 상담은 상담대로, 리콜은 리콜대로 움직인다.

즉, 병원 안에서는 업무가 존재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하나의 경험만 존재하는데 여기서부터 차이가 벌어진다. 많은 병원이 환자 관리를 ‘잘 대응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친절하게 말하고, 불편하지 않게 응대하고, 컴플레인만 없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문제가 없는 상태’일 뿐이다. 환자가 병원을 기억하게 만드는 단계는 아니다.

생각해 보자.

우리는 일상에서도 ‘불편하지 않았던 곳’을 오래 기억하지 않는다. 대신 감정이 움직였던 경험을 기억한다. 병원도 마찬가지다.

“여기는 뭔가 다르다.”

“나를 정말 이해하려고 한다.”

“설명을 듣고 안심됐다.”

이 감정이 생겨야 비로소 기억이 남는다. 그런데 대부분의 병원 경험은 너무 기능적이다.

“예약 도와드릴게요.”

“앉아서 기다리세요.”

“다음 예약 잡아드릴게요.”

문제는 없다. 그렇지만 감정도 없다. 그래서 환자는 만족은 하지만 병원을 기억하지는 않는다.

이 상태에서는 소개도 강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많은 병원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만족하면 소개한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실제 소개는 만족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소개는 감정의 결과다. 사람은 단순히 만족한 경험을 굳이 주변에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감정이 움직인 경험은 자연스럽게 말하게 된다.

환자관리는 단순 만족 관리가 아니다. 환자의 기억을 설계하는 일에 가깝다. 그래서 중요한 건 서비스를 더 추가하는 것이 아니다. 환자가 어떤 감정을 경험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문제가 나온다. 많은 병원이 환자를 ‘관리 대상’처럼 바라본다는 점이다. 물론 병원 입장에서는 관리라는 표현이 익숙하다.

환자관리, 예약관리, 사후관리라는 말은 업무적으로는 자연스러운 표현이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이해받는 느낌에 더 크게 반응한다. 예를 들어, 리콜 전화를 한다고 해보자. 병원 입장에서는 열심히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환자는 단순한 안내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다.

왜일까? 환자는 연락 자체보다 그 안의 관심을 더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스케일링 받으셔야 해서 연락드렸습니다.”

이 말은 기능적이지만, 이를 “지난번에 잇몸 불편하셨던 부분은 괜찮으셨어요?”라고 한다면, 느낌이 다르다.

환자는 이런 작은 차이를 굉장히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결국 환자가 기억하는 것은 병원의 시스템이 아니라 자신이 어떤 존재로 느껴졌는가다. ‘그냥 환자 1명이었나?’ 아니면 ‘정말 나를 이해하려고 했나?’하는 환자의 기억은 여기서 갈린다. 그래서 환자 관리는 단순 응대 기술로 접근하면 한계가 생긴다. 직원 교육 몇 번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건 병원 전체가 어떤 철학으로 움직이고 있는가다.

직원이 친절한 병원과 환자를 이해하는 병원은 다르다. 설명을 많이 하는 병원과 환자가 안심하는 병원도 다르다. 이 차이는 결국 병원의 기준에서 나온다.

병원이 환자를 ‘관리 대상’으로 보는 순간, 환자 경험은 기능적으로 변하는 반면 환자를 ‘관계의 대상’으로 보기 시작하면, 병원의 모든 흐름이 달라진다.

상담 방식도 달라지고, 응대 방식도 달라지고, 리콜의 목적도 달라진다.

그때부터 환자는 단순히 치료를 받은 것이 아니라 “경험했다”라고 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로 그 경험이 병원의 성장 속도를 바꾸기 시작한다.

치과의사신문 '치과경영 A to Z'에 연재된 글입니다. 원문 보기

이 고민, 우리 병원 이야기인가요?

글에서 다룬 문제는 수익 리빌딩에서 병원에 맞게 함께 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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