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 데스크

이제 ‘환자 관리’를 다시 정의해야 할 때

김미영 이사

치과의사신문 + 덴탈위키 공동기획 「선택받는 병원의 환자관리」 ⑧

“우리 직원이 환자 관리를 잘하고 있습니다.”

병원 컨설팅을 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이다.

예약 관리도 하고 있고, 정기검진 리콜도 하고 있고, 생일 문자도 보내고, 컴플레인도 잘 응대하고 있으니 환자 관리는 충분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정말 그것이 환자 관리의 전부일까?

지금까지 우리는 여러 칼럼을 통해 질문을 계속 던져왔다.

“환자는 왜 설명을 듣고도 결정하지 않는가?”

“왜 직원을 바꿔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가?”

“왜 같은 환자인데 병원마다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드는가?”

“왜 어떤 병원은 환자가 계속 이어지고, 어떤 병원은 늘 신규 환자를 찾아야 하는가?”

이 질문들의 답은 모두 하나로 연결된다.

“우리가 지금까지 생각해 온 ‘환자 관리’의 정의가 너무 좁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환자 관리라고 하면 치료가 끝난 이후를 떠올린다.

  • 리콜
  • 예약 관리
  • 재내원 유도
  • 소개 부탁

하지만 이것들은 환자 관리의 일부일 뿐이다. 환자 관리는 치료가 끝난 뒤 시작되는 일이 아니다. 환자가 병원을 처음 인식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 병원을 검색하는 순간
  • 전화를 거는 순간
  • 예약을 결정하는 순간
  • 병원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 직원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
  • 원장의 설명을 듣는 순간
  • 수납을 하는 순간
  • 치료를 마치고 돌아가는 순간
  • 그리고 다시 병원을 떠올리는 순간

이 모든 과정이 환자 관리다. 즉, 환자 관리는 특정 부서의 업무가 아니다. 상담실의 역할도 아니고, 데스크의 역할만도 아니며, 원장 한 사람의 책임도 아니다.

병원 전체가 함께 만들어 내는 경험의 과정이다.

서비스디자인에서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하나의 접점이 아니라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 전체라고 설명한다. 환자도 마찬가지다. 환자는 병원을 조각조각 경험하지 않는다. 병원에서 겪은 모든 순간을 하나의 기억으로 연결한다. 그래서 데스크는 친절했는데 상담이 부담스러웠다면, 진료는 만족했는데 수납에서 실망했다면, 치료는 잘됐는데 치료 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면, 환자는 병원을 ‘좋은 병원’으로 기억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반대로 작은 접점 하나하나가 일관된 경험으로 이어질 때, 환자는 병원을 신뢰하게 되고, 그 신뢰는 재내원과 소개라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그동안 환자를 관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환자의 행동을 관리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관리해야 하는 것은 환자가 아니다. 환자가 병원을 경험하는 과정이다. 환자의 예약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예약하고 싶어지는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재내원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오고 싶어지는 경험을 설계해야 한다. 소개를 부탁하는 것이 아니라, 소개하고 싶어지는 경험을 남겨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환자 관리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환자 관리는 사람을 통제하는 기술이 아니다. 사람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다. 환자 관리는 마케팅과도 다르고, CS와도 다르고, CRM만으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그 모든 것을 연결하는 더 큰 개념이다.

나는 CS & CRM 컨설팅을 나가면 항상 그 병원의 대기실 환자 표정부터 살핀다. 모두 이런 이유에서 시작한다. 이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마음을 알아야 환자 경험을 다시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스크에서 직원들이 전화 상담하는 멘트, 환자들과 주고받는 말부터 진료실에 환자가 들어가고, 나와서 수납하고 배웅하는 순간을 지켜보고 리콜하는 모습까지 모두 확인한다. 사전모니터링이 이루어지지만 난 내 눈으로 확인한 뒤에 나는 이 병원의 환자경험 설계를 어떻게 해야 할지 진맥하고 첫날 방문한 뒤에 설계도를 그린다. 그렇게 되면 결과는 대부분 컨설팅이 끝날 무렵엔 환자들과 직원들이 미소로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대기실은 여유롭고 이전과 다르게 북적거리지만, 편안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앞선 칼럼에서 이야기했던 ‘결정’, ‘시스템’, ‘전환’, ‘관계’, ‘설계’는 모두 하나를 설명하기 위한 조각이었다. 그 조각들이 모이면 하나의 그림이 완성된다. 그 그림의 이름이 바로 ‘환자 관리’다. 이제 병원은 질문을 바꿔야 한다.

“어떻게 하면 환자를 더 많이 오게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우리는 어떤 병원 경험을 설계하고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좋은 병원은 환자를 붙잡지 않는다. 환자가 다시 찾고 싶어지는 이유를 만든다. 좋은 병원은 소개를 부탁하지 않는다. 환자가 스스로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경험을 만든다. 좋은 병원은 기술을 자랑하지 않고 기술이 자연스럽게 결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든다.

어쩌면 환자 관리는 새로운 기법을 배우는 일이 아니라, 병원을 바라보는 기준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그리고 그 기준이 바뀌는 순간, 환자는 더 이상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병원과 함께 관계를 만들어 가는 동반자가 된다.

이 칼럼을 시작하며 우리는 ‘환자는 많은데 왜 병원은 성장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제 마지막 질문을 던져보려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환자를 관리하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단지 환자의 행동만 관리하고 있었던 것일까?”

그 답을 찾는 순간부터 병원의 환자 관리는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시작될 것이다.

치과의사신문 '치과경영 A to Z'에 연재된 글입니다. 원문 보기

이 고민, 우리 병원 이야기인가요?

글에서 다룬 문제는 수익 리빌딩에서 병원에 맞게 함께 풉니다.

전화 문의 카톡 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