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신문 + 덴탈위키 공동기획 「협업관리」 ①
“그 직원은 정말 유능해요. 그런데 같이 일하기가 참 어려워요.”
치과 경영 미팅에서 종종 듣는 말이다. 개인의 역량은 뛰어나지만, 정작 조직 안에서는 마찰을 일으키는 사람. 이런 유능함은 결국 조직의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반대로, 협업이 잘 되는 팀은 실수가 있어도 금세 회복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서로를 믿고 버텨낸다. 치과의 성장은 개인의 실력보다 팀워크에서 시작된다.
1. 혼자 잘하는 병원은 오래가지 않는다
치과는 한 명의 원장, 한 명의 실장이 이기는 ‘개인 조직’이 아니다. 환자 한 명을 진료하기 위해 데스크, 진료실, 상담실, 기공실이 동시에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단 한 곳만 속도가 늦거나 정보가 끊기면 환자 경험 전체가 흔들린다.
실제로 많은 병원이 겪는 문제는 ‘개인의 실력 부족’이 아니라 ‘연결의 단절’이다. 데스크팀은 환자를 잘 맞이하는데 진료실에서 대기가 길어지거나, 진료는 완벽한데 상담실에서 설명이 엇갈리면 환자는 불만을 느낀다. 이것은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협업의 부재다.
‘누가 잘했는가?’보다 ‘어떻게 함께했는가?’가 병원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이유다. 협업이 잘 되는 조직은 ‘서로의 일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부터 출발한다. 예를 들어, 데스크팀은 진료실의 대기 상황을 수시로 파악하고, 진료팀은 상담 일정의 흐름을 고려해 진료 속도를 조절한다. 이런 작은 배려의 연결이 결국 큰 시스템을 만든다.
2. 협업의 핵심은 ‘소통’이 아니라 ‘공유’다
많은 병원이 협업의 문제를 “우리는 소통이 부족해요.”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말을 안 해서’가 아니라 ‘같은 정보를 보지 않아서’다. 말로 전해지는 정보는 기억에 의존하고, 감정에 영향을 받으며, 전달 과정에서 왜곡된다.
예를 들어보자. 오전에 환자가 예약 변경을 요청했다. 전달받은 스탭이 구두로 데스크 팀에 전달했지만, 오후에 다른 직원이 출근하면서 이 정보는 사라진다. 결국 환자는 “분명히 말씀드렸는데요?”라며 불쾌해하고, 직원들은 서로 “내가 들은 건 그게 아닌데”라며 책임을 돌린다.
그래서 협업의 첫 단계는 “공유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진료예약 변경, 환자 컴플레인, 장비 고장 보고와 같은 정보가 구두 전달에서 ‘공유 문서’로 옮겨가는 순간, 협업은 비로소 구조가 된다. 전자차트 속 메모나 커스텀 도구, 카카오톡 단체방의 공지, 구글 시트의 실시간 업데이트, 노션의 체크리스트를 활용하면 좋다. 말은 흩어지지만, 기록은 남는다. 협업의 질은 말의 양이 아니라 기록의 명확성에서 결정된다.
3. 리더의 역할: 협업의 기준을 만드는 사람
협업은 리더의 의지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들 서로 도와가면서 일해요.”라는 말만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누가, 언제, 무엇을 공유해야 하는가?”라는 명확한 기준이다.
예를 들어, 매일 오전 9시 10분, 하루 일정을 5분간 공유하는 ‘스탠딩 미팅’을 도입해 보자. 각자 오늘의 중요 일정 한 가지씩만 말한다. “저는 오늘 2시에 임플란트 환자 상담이 있어요”, “저는 오후에 재고 점검 들어갑니다”. 이것만으로도 하루의 흐름이 공유되고, 서로의 일정을 배려하게 된다. 또 다른 예로, 회의 전에 담당별로 핵심 사항을 미리 문서로 공유하게 하거나, 진료 후 5분 내에 특이사항을 간단히 기록하도록 시스템을 세우면 된다. 처음에는 번거로워 보여도, 협업이 ‘습관’이 되는 순간부터 병원의 효율은 폭발적으로 높아진다.
4. 협업이 빛나는 병원, 직원이 성장하는 조직
협업은 단순히 ‘일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구조’다. 진료실에서만 일하던 직원이 상담실 업무를 이해하게 되면, 환자를 대하는 시각이 달라진다. 데스크팀에서만 일하던 직원이 진료 흐름을 배우면, 예약 배치의 감각이 생긴다.
이렇게 서로의 영역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전문가’로 성장한다. 혼자서는 몰랐던 환자 응대법을 배우고, 타 부서의 업무 흐름을 이해하면서 시야가 넓어진다. 협업은 병원 성장의 엔진이자, 직원 성장을 이끄는 플랫폼이다.
5. 협업을 만드는 3가지 실천 원칙
협업 문화를 만들고 싶은 병원에 꼭 필요한 원칙 세 가지를 소개한다.
- 투명성 – 정보는 숨기지 말고 공유하라. 누구나 필요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 정기성 – 협업은 필요할 때만 하는 게 아니다. 매일, 매주 정해진 시간에 공유하는 루틴을 만들어라.
- 피드백 – 협업 후에는 반드시 “이번 협업은 어땠나요?”를 묻고, 개선점을 함께 찾아라.
이 세 가지만 지켜도, 협업은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 강력한 문화가 된다.
치과의사신문 '협업관리'에 연재된 글입니다. 원문 보기